
보리수 열매는 앵두를 닮았다.
붉은 색에 크기가 비슷하지만 타원형의 모양을 하고 있다.
6월에 접어들었다.
며칠만에 붉은 열매들이 이파리 사이에서 눈에 띄게 늘었다.
민들레는 길게 목을 세우고 금방이라도 씨앗을 날릴 준비를 하고 있다.
씨앗들이 솜털을 달고 바람이 불기를 기다린다.
마침내 태어나지 않은 곳으로의 여행 준비를 끝마친 듯.
‘ 나는 가끔 내가 살지 않았던 날들을 그리워 한다.’
검은 잉크 활자가 누런 종이에 떫은 맛의 그리움처럼 박제 된다.
문장은 보리수 열매 색의 시트로엥을 몰고 달리는 여자의
담배 연기가 되어 뿜어져 나온다.
붉은 파편이 튀고 가속 패달을 밟은 엔진처럼 열기 가득한
뜨거운 입김으로 흩어진다.
나는 태어나지 않은 장소를 그리워 하며 걷는다.